심상옥 도예/도예와 시 하모니
도예명: 인간외적 인간 - 시 '걸어가는 사람'
sangokshim
2019. 12. 18. 06:00
걸어가는 사람
심상옥
부러질 듯
무너질 듯
넘어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인생의 눈부신 차례)
쓰러질 듯
엎어질 듯
자빠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삶의 엄숙한 순서)
꽃심고 김매듯이
하루 하루
밉게 보면
잡초 아닌 것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게 없을 것이나
아무튼 우리는
그대로 걸어가는 사람
다른 곳에 닿기 위해
두 다리로 저어가는
한 세상의 사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