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옥 도예/도예와 시 하모니
도예명: 인간의 새가 되어 - 시 '되풀이 일기'
sangokshim
2019. 12. 20. 06:44
〈되풀이 일기〉
심상옥
산은 그 자리 그대로 있는데
사람들은 오르락내리락 하네
나무는 그 자리 그대로 있는데
사람들은 바람처럼 흔들리다 말다 하네
꽃은 그 자리 그대로 피는데
사람들은 나비처럼 이 자리 저 자리 옮겨 다니네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데
사람들은 다투면서도 흐르지 못하네
그 자리에 그대로
그것보다 더 못 말리는 되풀이가 있을까
움직이는 것들 그보다 더
반복되는 되풀이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