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날들〉
심상옥
버드케이지란 나무는 약간의 그늘만 만나면
뿌리를 내리고 이슬을 받아 살아간다고 한다
노랑부리할미새는 기린의 등에 매달려
진드기를 잡아먹고 살아간다고 한다
휘파람을 불지 않고는 저 언덕을
내려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너는 말한다
이름 모를 풀에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 마음이
나를 살아가게 했다고 나는 말한다
꽃을 본 적도 없이
어느 사이 꽃들이 분분하게
흩어져버렸을 때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날들이
내게는 있었다
시련의 끝에서 보면
우리의 웃음은
눈물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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