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이 겁도 없이〉
심상옥
내가 여름 들판처럼 초록이었을 때
겁 없이 쓰던 말
내가 겨울나무처럼 마른가지였을 때
겁나게 나를 겁 주었다
겁 없이 쓰던
죽고 싶다던 그 말
쓰기에도 이제 겁이 난다
봄 가을 없이
그동안
너무 많은 말을 해버린 탓이다 겁도 없이
겁 없던 말 쓸어담을 주머니가 없어
나는 겁나게 주먹을 쥐었다
그 까닭을 알 듯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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