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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옥 이야기/심상옥 신문 기사

[마음이 머무는 詩] 심상옥 시인 시 -지금 오신다면 - 윤석산 시인 시평

by sangokshim 2020. 12. 17.

[

마음이 머무는 詩] 지금 오신다면 - 심상옥

  • 천지일보 (newscj@newscj.com)

지금 오신다면

심상옥(1945 ~ )

자비가 입과 머리에만 머무르면
무자비입니다
지금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다면
아마도
사회복지사가 되었을 것입니다.

뒤돌아보니
사람은 간데없고

눈물 나게 하는
노을만 붉게 남아있었습니다.

 

[시평]

자비(慈悲)는 부처님이 중생을 가엽게 여겨 베푸시는 사랑이다. 부처님께서 가여워 진정 온 마음을 다해 중생에게 베푸시는 사랑이다. 그런데 이런 자비가 다만 명사화(名詞化)해서, 입과 머리에만 머물러 있다면, 그래서 몸으로 실천이 되지를 않는다면, 이는 진정한 자비라고 말할 수 없다. 요즘 세상은 머리로는 다 알고, 그래서 입으로는 모든 말들을 한다. 그러나 몸으로의 실천은 전혀 딴판이 요즘의 세상이다.

세상을 조금만 뒤돌아보면 너무나 가여운 사람들이 많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기근으로 시달리는 지역의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어린아이들의 모습, 전쟁으로 고통받는 지역의 사람 등. 그런데 가엽다는 걸 머리로만 알고, 도와야 된다는 걸 입으로만 한다면, 그건 정말 무자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와 같은 시대에 만약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다면, 어떤 자비를 베푸실까. 아마도 그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손이 되고 발이 되고, 또 휠체어가 되고, 걸음 보조기가 돼 그들을 도와주시겠지.

오늘 진정 힘든 사람들의 손발이 돼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 코로나의 엄중함 속에서도 진정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사람들, 그들은 의료인이며, 사회복지사이며. 아니, 아니, 이 세상에 오셔서 자비를 펼치고 있는 부처님, 바로 부처님들이 아니겠는가.

윤석산(尹錫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