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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옥 도예/도예와 시 하모니

도예명: 자연의 소리- 시: 귀여 들어라

by sangokshim 2019. 12. 19.



귀여 들어라


          심상옥


눈꺼풀을 내리면 풍경이 닫힌다
당신도, 당신이 앉아 책 읽는
벤치도 닫히고
멀리 단풍 옷 입은 산도 닫힌다


귀가 눈보다 덜 차별적인 것은
닫히지 않고 열려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주지 않아도
내 귀는 가을을 우는 풀벌레 소리를 듣는다


풀벌레 소리에 마음을 더하면
당신이 건넸던 약속의 말
당신이 들려주었던 아픈 이야기
시리아 난민의
절망에 찬 절규도 들린다

그러니 귀여 들어라
세상의 소리를
귀여 제대로 들어라
세상의 모든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