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 이야기/심상옥 출간 저서

심상옥 시집 '미안한 저녁이 있다'

by sangokshim 2020. 9. 25.

심상옥 시집 '미안한 저녁이 있다'

❚신간 소개 / 보도 자료 / 출판사 서평❚

심상옥 시인의 시집 『미안한 저녁이 있다』가 시작시인선 0348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45년 일본 도쿄 출생으로 1982년 시집 『그리고 만남』을 통해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울림과 색깔의 합주』 『오늘과 내일 사이』 『지금 오는 이 시간』, 영어 시집 『삶이여, 안녕한가』(아마존 킨들 발행), 수필집 『화신』 『환상의 세계를 넘어서』 등 8권 외 다수를 출간하였고 PEN문학상, 한국문학상, 노산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한국여성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시집 『미안한 저녁이 있다』에서 시인은 시에 대한 강한 열정과 삶에 대한 결기를 보여 준다. 가령 시인은 죽음으로 스러질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숙명을 자연에의 비유를 통해 시로 승화시킨다. 시인은 ‘꽃’으로 대표되는 자연물을 통해 존재의 숙명을 극복하는 동시에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자 한다. 이는 지난한 인생의 여정을 통해 얻어낸 삶의 진리이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성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심상옥의 시는 무의미하고 일상적인 생활에 함몰되어 있는 현대인의 삶을 성찰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근원이자 삶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으로서의 ‘고향’을 찾아나서는 시적 여정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그 존재의 근원을 되찾으려는 힘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어 울림이 크다. 시인은 존재의 근원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죽음을 이겨내고 삶이 간직한 희망과 그 무한한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자세를 체득한다. 해설을 쓴 차성환 시인의 말처럼 심상옥 시의 기저에는 “‘나’의 존재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던 공간과 시간을 그리하는” 정서가 짙게 깔려 있고 이를 통해 시인이 “무언가 그리워하는 힘으로 시를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컨대 이번 시집에는 자기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인간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새로이 개척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시인의 의지가 담겨 있다. 해설의 말처럼, 시인은 “삶이라는 중력에 짓눌리지 않고 이 삶의 여정을 멈추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을 끝까지 완수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 고해와 같은 삶 속에서 희망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먼 길을 떠나는 시인의 발걸음마다 “생의 아름다움이 꽃피”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추천사❚

심상옥 시인의 시에는 우리나라 시인이 많이 가지고 있는 청승과 궁상이 없다. 시 하면 먼저 긴장하고 들어가는 엄숙주의와도 거리가 멀다. 비유나 표현도 날렵하고 경쾌하며 구사하는 시어들도 고답적이지 않다. 자연 그의 시는 쉽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그렇다고 평범하고 범용한 시와는 거리가 멀다. 심 시인은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눈을 가졌고 남이 만지지 못하는 것을 만지는 촉각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예사로 보아 넘기는 풍경 또는 사물 속에서 그만이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것을 끄집어내어 보여 주고 만지게 함으로써 그의 시는 우리에게 시를 읽는 기쁨을 맛보게 한다. 우리가 늘 접하고 있는 것들을 새로운 눈과 새로운 귀로 보고 듣고 만드는 것이 그의 시가 가진 큰 미덕 중의 하나다.

―신경림(시인)

 

❚저자 약력❚

심상옥

1945년 일본 도쿄 출생.

이화여대 사범대학교육학과, 동아대학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

중국중화학술원위원(예술박사), 일본草月조형학교(사범3급).

1982년 시집 『그리고 만남』으로 시 등단.

시집 『울림과 색깔의 합주』 『오늘과 내일 사이』 『지금 오는

이 시간』, 영어 시집 『삶이여, 안녕한가』(아마존 킨들 발행),

수필집 『화신』 『환상의 세계를 넘어서』 등 8권 외 출간.

PEN문학상, 한국문학상, 노산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한국여성문학상 외 수상.

국제 PEN 한국본부 주간, 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 한국시인협회 이사 역임.

현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거미줄이 둥근 이유

명성明星 13

비로소 14

그때 울었다 16

어디에선가 바람은 불고 18

서울에서의 하루 19

길은 나를 버리고 20

다시 궁금한 내력 22

끝나지 않은 시절 24

조금 미리 말하다 25

꽃솎음 26

다시, 3월 28

거미줄이 둥근 이유 30

무작정이라는 말 32

천천히 33

삶이라는 무게 34

손수건 36

 

제2부 나무의 낯설게 하기

한결같이 그렇게 39

마음의 맥박 40

한동안 42

하루살이 생각 43

끝없이 끊임없이 44

손목시계 46

나무의 낯설게 하기 47

대단히 중요한 48

11월 49

비 오는 날 50

사람꽃 51

끈 52

뜰 53

꽃 필 무렵 54

그의 말이 물들 때 56

 

제3부 하루치의 생각

공터 61

노력도 쌓으면 탑이 된다 62

다른 날을 꿈꾸다 63

은밀한 생 64

명랑이라는 이름 65

아직은 66

꽃에게 묻다 67

사라진 것들 68

다정한 때가 올 것이다 69

나무는 악착같이 70

서쪽 간다 71

하루치의 생각 72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73

지금 오신다면 74

살펴보다 75

 

제4부 서있는 나무

그날 79

하마터면 80

나쁜 날씨는 없다 82

어떤 방식 84

작은 것에 대하여 85

누구에 대한 짧은 질문 86

눈물 한 구절 88

한마디 89

시가 온다 90

밑줄 치다 92

고백록 93

모든 일 94

알 수 없는 역에서 95

분수 96

서있는 나무 97

 

해설

차성환 길 위의 꽃 98

❚시인의 말❚

시인의 말

지난겨울 나는 라스베이거스 주립 공원의 불의 계곡에 가있었다.

잠재적인 힘이 사막을 흔들어대던 불의 계곡에는 햇볕에 깎이고 깎이면서 생긴 무늬와 바위마다 서로 다른 빛이 떨리는 듯했고 펼쳐진 사막 절벽이 활처럼 굽어진 붉은 능선이 모두 바람이 되었다.

그 불의 계곡이 시였을까.

그가 조율하던 것은 사랑이었을까.

달빛과 별빛이 머무는 불볕더위에

바람은 사라졌으나 두려웠다.

긴 날에도 미안한 저녁이 있다는 말이

산등성이 아래에서까지 어둠이 빛났다.

 

나는 자꾸 왼쪽을 둘러보고 오른쪽을 돌아보았고

내 고달픈 생각까지 끝났다 생각하니

자꾸만 허기가 진다.

허기가 진다는 건 후회가 많다는 것

꽃이 피어도 계곡마다 눈물 나고 있는 것은

시를 쓰는 어떤 날이었다.

 

2020년 가을 어느 날

심상옥

 

❚시집 속의 시 한 편❚

공터

 

눈이 내려 쌓였다

땅이 욱신거려

파스 한 장 붙였나

 

순식간에

지구가 팽팽해졌다

이따금 우리가

아프다는 걸 알아주는 눈발

 

공터야

너도

너를 견디고 있구나

 

 

❚펴낸곳 (주)천년의시작❚

주소 (03132)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32길 36 운현신화타워 502호

전화 02-723-8668 팩스 02-723-8630

이메일 poemsijak@hanmail.net 홈페이지 www.poempoe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