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식〉
심상옥
우리는 늘 바쁘다
바쁘다 바빠 하면서
이 일 저 일로 뛰어다니고
수없이 세상으로 들어가
물에 밀리고
불에 그을린다
어둠과 빛의 행간에서
그림자에 싸여 어두워진다
나 역시
누군가의 실패한 문장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늘은 많이 울고 나서
좀 쉬어야겠다
보도블록 사이에도 들풀은 자라니까
세상은 살아낼 수밖에 없는 곳이니까
*김남조 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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