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사람〉
심상옥
부러질 듯
무너질 듯
넘어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인생의 눈부신 차례)
쓰러질 듯
엎어질 듯
자빠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삶의 엄숙한 순서)
꽃심고 김매듯이
하루 하루
밉게 보면
잡초 아닌 것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게 없을 것이나
아무튼 우리는
그대로 걸어가는 사람
다른 곳에 닿기 위해
두 다리로 저어가는
한 세상의 사공들
'심상옥 도예 > 도예와 시 하모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예명: 밤기운이 가슴 속으로, 시: '나의 세계는 사물들 곁에서 시작한다' (0) | 2020.01.12 |
---|---|
도예명: 미인상 - 시 '나의 화장법' (0) | 2019.12.27 |
도예명: 남성의 율동 - 시: '하루가 길다' (0) | 2019.12.27 |
도예명: 낯설어 보이 듯이 - 시 '마음에도 문이 있어' (0) | 2019.12.20 |
도예명: 나선형 줄무늬를 감싸는 듯 - 시 '저 황금 나무' (0) | 2019.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