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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옥 도예/도예와 시 하모니

도예명: 흔적 시리즈 - 시 '걸어가는 사람'

by sangokshim 2019. 12. 27.



〈걸어가는 사람



                심상옥


부러질 듯
무너질 듯
넘어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인생의 눈부신 차례)


쓰러질 듯
엎어질 듯
자빠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삶의 엄숙한 순서)


꽃심고 김매듯이


하루 하루
밉게 보면
잡초 아닌 것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게 없을 것이나


아무튼 우리는
그대로 걸어가는 사람


다른 곳에 닿기 위해
두 다리로 저어가는
한 세상의 사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