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말〉
미완성이 절정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을 때
내 미완성도 절정일까 의아했다
천불천탑 세우기
내 시 쓰기는 그런 것이다 어느 시인이 말했을 때
탑 하나 세우지 못한
내 시 쓰기가 부끄러웠다
씹다 뱉는 희망보다 상처 받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선물인가 어느 시인이 말했을 때
상처가 고통이라고만 생각한 나는
내 상처가 축복처럼 느껴졌다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고 어느 시인이 말했을 때
눈물자국 들키지 않으려고
사람들을 밀어내던 내가 어리석기만 했다
나이가 들면
마음껏 울지도 못한다는 말에
시인의 말을 보태는 밤
A Poet’s Comment
When a poet said, “Incompletion is the peak,”
I wondered if my unfinished work was at its peak.
“Setting up Cheonbulcheontap*”:
When a poet said, “That's the way I write my poems,”
I was ashamed to write my poem
Because I couldn't even build a tower.
When a poet said, “Getting hurt is a bigger gift
Than the hope I chewed out,”
My wound that I thought was pain
Turned into a blessing.
When a poet said, “I want to eat warm noodles
With people showing deep tears,”
I felt how I was foolish to push people away
To avoid being caught crying.
It's a night of sympathy
For a poet's words, “I cannot even cry enough
As I grow older.”
* Establishing thousands stone pagodas, each having a Budd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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