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옥 도예/도예와 시 하모니47 도예명: 조향의 멋과 아름다움 , 시: '나는 움직인다' 〈나는 움직인다〉 심상옥 구구절절 열 마디 말보다 한 줄의 이모콘이 나를 움직인다 천 마디의 말보다 한 숟갈의 밥이 가난을 움직이듯이 너는 어째서 날마다 이토록 나를 움직이느냐 여전히 나보다 낮은 곳에 물이 있고 여전히 나보다 높은 곳에 산이 있고 여전히 나의 고통은 누구도 .. 2020. 1. 12. 도예명: 밤기운이 가슴 속으로, 시: '나의 세계는 사물들 곁에서 시작한다' 〈나의 세계는 사물들 곁에서 시작한다*〉 심상옥 단 하루만이라도 TV를 끄고 인터넷을 접고 스마트 폰을 집에 두고 울창한 숲길을 찾아서 떠난다면 오직 햇빛과 바람과 물과 새소리만으로 하루를 채울 수 있다면 틈만 나면 걷고 틈만 나면 하늘 보고 다람쥐와 나뭇잎과 별과 달만으로 나.. 2020. 1. 12. 도예명: 미인상 - 시 '나의 화장법' 〈나의 화장법〉 심상옥 이마에 주름이 생겼을 때 나는 상냥함이라는 크림을 바르고 입술에는 침묵이라는 립스틱을 발랐지요 눈이 침침해졌을 때 나는 정직이라는 아이크림을 바르고 청결에는 미안이라는 비누를 발랐지요 피부가 거칠어졌을 때 나는 미소라는 로션을 바르고 좋은 살결.. 2019. 12. 27. 도예명: 흔적 시리즈 - 시 '걸어가는 사람' 〈걸어가는 사람〉 심상옥 부러질 듯 무너질 듯 넘어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인생의 눈부신 차례) 쓰러질 듯 엎어질 듯 자빠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삶의 엄숙한 순서) 꽃심고 김매듯이 하루 하루 밉게 보면 .. 2019. 12. 27. 도예명: 남성의 율동 - 시: '하루가 길다' 〈하루가 길다〉 심상옥 오랜만에 천둥소리 듣는다 가슴이 다시 뛰었다 네가 내 꿈이었던 그때처럼 나는 기쁘고 꿈꾸는 것이 세상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뛰는 가슴으로 나는 또 말하네 누가 내 심장 위에다 천둥소리 옮겨놓았나 여전히 질문이 많은 네가 아직 내 속에 있다는 증거 오랜만.. 2019. 12. 27. 도예명: 낯설어 보이 듯이 - 시 '마음에도 문이 있어' 〈마음에도 문이 있어〉 심상옥 별들이 드리운 밤을 눈앞에 보며 나는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에 대해 마음을 열고 있었다* 초록나무 위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나는 처음으로 사람들의 무관심에 대해 마음을 열었다 마음에도 문이 있어 활짝 열었더니 닫혀 있는 벽도 활.. 2019. 12. 20. 도예명: 나선형 줄무늬를 감싸는 듯 - 시 '저 황금 나무' 〈저 황금나무〉 심상옥 너, 음악이 뭔지 아니? 우주에 우리 말고 다른 무엇이 있음을 전하는 신의 말씀이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이어주는 화음의 결합체야 심지어 별까지 너, 도예가 뭔지 아니? 우주에 대지 말고 다른 무엇이 있음을 전하는 인간의 오브제지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이.. 2019. 12. 20. 도예명: 삼계의 고통에서 - 시 '한 사람의 말' 〈한 사람의 말〉 심상옥 사람은 울면서 태어나고 고통 속에서 살다 실망하며 죽는다고 누가 말했을 때 매일 매일을 인생의 전부인 듯 살라고 누가 말했을 때 산다는 건 호흡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일이라고 누가 말했을 때 사람이 괴로운 건 관계 때문이라고 누가 말했을 때 이 세상.. 2019. 12. 20. 도예명: 이 시대를 향하여 - 시 '휴식' 〈휴 식〉 심상옥 우리는 늘 바쁘다 바쁘다 바빠 하면서 이 일 저 일로 뛰어다니고 수없이 세상으로 들어가 물에 밀리고 불에 그을린다 어둠과 빛의 행간에서 그림자에 싸여 어두워진다 나 역시 누군가의 실패한 문장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늘은 많이 울고 나서 좀 쉬어야겠다 보도블.. 2019. 12. 20. 도예명: 인간의 새가 되어 - 시 '되풀이 일기' 〈되풀이 일기〉 심상옥 산은 그 자리 그대로 있는데 사람들은 오르락내리락 하네 나무는 그 자리 그대로 있는데 사람들은 바람처럼 흔들리다 말다 하네 꽃은 그 자리 그대로 피는데 사람들은 나비처럼 이 자리 저 자리 옮겨 다니네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데 사람들은 다투면서도.. 2019. 12. 20. 도예명: 흐름 시리즈 - 시 '나그네새' 〈나그네새〉 심상옥 발은 나그네 눈은 구경꾼 내가 밟은 땅 모두 다 길이 되지 않고 내가 본 풍경 모두 다 절경이 되지 않는다 발 한 쪽이 비틀, 한다 땅 밟고 서서 땅을 내려다본다 밟고 밟힌 발이 바닥을 친다 누구든 바닥은 있는 것이지 발이 바닥을 칠 때 그때 탁, 차고 오르는 거야 나.. 2019. 12. 20. 도예명: 긴 세월에도 - 시 '휴식' 휴 식 심상옥 우리는 늘 바쁘다 바쁘다 바빠 하면서 이 일 저 일로 뛰어다니고 수없이 세상으로 들어가 물에 밀리고 불에 그을린다 어둠과 빛의 행간에서 그림자에 싸여 어두워진다 나 역시 누군가의 실패한 문장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늘은 많이 울고 나서 좀 쉬어야겠다 보도블록 사.. 2019. 12. 20. 도예명: 은하의 불빛 - 시: 넋 새 넋 새 심상옥 꿈 얻지 못한 네 영혼이 새가 되어 내 몸 속에 들어와 넋새가 되었구나 언제부터 너는 구름을 통해 하늘을 이해하고 바람 속에 쉬는 이유를 알았느냐 나도 한때 가벼운 날개의 삶을 살고 싶을 때도 있기는 있었다만 망연하고 자실하여 나는 그만 가만히 네 뒤로 가서 오늘은 .. 2019. 12. 19. 도예명: 자연의 소리- 시: 귀여 들어라 귀여 들어라 심상옥 눈꺼풀을 내리면 풍경이 닫힌다 당신도, 당신이 앉아 책 읽는 벤치도 닫히고 멀리 단풍 옷 입은 산도 닫힌다 귀가 눈보다 덜 차별적인 것은 닫히지 않고 열려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주지 않아도 내 귀는 가을을 우는 풀벌레 소리를 듣는다 풀벌레 소리에 마음을 더하.. 2019. 12. 19. 도예명: 원시인의 신비 - 시: 저 황금나무 저 황금나무 심상옥 너, 음악이 뭔지 아니? 우주에 우리 말고 다른 무엇이 있음을 전하는 신의 말씀이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이어주는 화음의 결합체야 심지어 별까지 너, 도예가 뭔지 아니? 우주에 대지 말고 다른 무엇이 있음을 전하는 인간의 오브제지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이어주.. 2019. 12. 19. 도예명: 인간외적 인간 - 시 '걸어가는 사람' 걸어가는 사람 심상옥 부러질 듯 무너질 듯 넘어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인생의 눈부신 차례) 쓰러질 듯 엎어질 듯 자빠질 듯하면서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 걸어가는 사람 (이것이 삶의 엄숙한 순서) 꽃심고 김매듯이 하루 하루 밉게 보면 잡초 .. 2019. 12. 18. 도예명: 괴이한 환상 -시 ' 나에게 묻는다' 나에게 묻는다 심 상 옥 노을이 자라면 무엇이 될까 노을 지는 나이에 내가 나에게 묻는다 붉은 한숨을 토하겠지 한숨을 쉬면 어디까지 갈까 한숨 쉬는 나이에 내가 나에게 묻는다 마음 따라 가겠지 마음이 자라면 무엇이 될까 마음뿐인 나이에 내가 나에게 묻는다 마음이 있으니까 사람.. 2019. 12. 1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