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옥 예술세계84 서울 지하철 5호선 스크린 도어 게첨 심상옥 시인 시 - 사람꽃 2024. 12. 24.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영대역 평론 〈사물과의 오랜 친화를 통해 가 닿는 심미적 긍정의 언어 〈사물과의 오랜 친화를 통해 가 닿는 심미적 긍정의 언어〉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1. 이 가파른 속도전의 시대에 우리가 아직도 단정하고 함축적인 서정시를 쓰고 읽는 것은, 흘낏 지나칠 법한 우주적, 사회적 진실에 동참하려는 강렬한 미학적 의지 때문일 것이.. 2020. 2. 20.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인의 말〉 〈시인의 말〉 현대와 과거가 함께 사는 골목에서도 마음을 흔드는 저 황금나무의 조용한 풍경을 본다 아련한 기억과 슬픔에서 문학을 마주하는 나의 인생도 저물어갈 무렵에 황혼을 부정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1982년에 시․수필집 󰡔그리고 만남󰡕으로 문단에 나온 이후 열.. 2020. 2. 20.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차례 Contents 차례 Contents Part 1 나에게 묻는다 I Ask Myself 삶의 속도 The Pace of Life ― 생각은 오랜 업業 Thought Is a Longtime Work ― 나에게 묻는다 I Ask Myself ― 마 중 Priming Water ― 예이츠가 모드곤에게 To Maud Gonne From Yeats― 세상을 읽는 방식 The Way to Read the World― 일상에서 일생까지 From Daily Life to Lifetime ― .. 2020. 2. 20.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삶의 속도〉 〈삶의 속도〉 중앙선을 넘어 달렸나 보다 중앙선을 넘다니! 자칫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삶의 중앙선이? 내 삶의 속도는 언제나 이차선만을 고집했다 과속이나 위반을 하지 않는 일정한 삶의 속도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가로수처럼 무료함이 땅속으로까지 뿌리를 내려버린 것 같다 안전지.. 2020. 2. 20.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생각은 오랜 업業〉 〈생각은 오랜 업業〉 새마다 하늘이라는 시인이 있고 꽃마다 한 단면이라는 시인도 있는데 삼월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이라고 그들은 말하네 그리움에도 스위치가 있다는 시인이 있고 꽃 앞에 서면 적막한 게 싫다는 시인도 있는데 오월은 오래전에 죽은 이를 기억하는 달*이라고 .. 2020. 2. 20.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나에게 묻는다〉 〈나에게 묻는다〉 노을이 자라면 무엇이 될까 노을 지는 나이에 내가 나에게 묻는다 붉은 한숨을 토하겠지 한숨을 쉬면 어디까지 갈까 한숨 쉬는 나이에 내가 나에게 묻는다 마음 따라 가겠지 마음이 자라면 무엇이 될까 마음뿐인 나이에 내가 나에게 묻는다 마음이 있으니까 사람이 보.. 2020. 2. 20.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마 중〉 〈마 중〉 어려울 때 힘들 때 마음 나눌 친구 있나요? 그런 질문 받았을 때 금방 떠오르는 사람 있다면 그는 절망을 헤아려본 사람이다 아플 때 슬플 때 의지할 사람 있나요? 그런 질문 받았을 때 금방 생각나는 사람 있다면 그는 희망을 헤아려본 사람이다 마중물은 땅 속의 물을 부르기 ..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예이츠가 모드곤에게〉 〈예이츠가 모드곤에게〉 나뭇잎 자라듯 쉽게 사랑하라고 둑 위에 풀 자라듯 쉽게 살라고 너는 내게 말하지만 인생에서 너무 늦은 일 따위는 없다고 너는 거듭 내게 말하지만 아름다움은 아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라고 나는 네게 말하네 모드곤이여 모든 나의 곤궁이여 너를 탐한 ..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세상을 읽는 방식〉 〈세상을 읽는 방식〉 새들이 하늘을 날아갈 때 좋은 계절이 올 것만 같고 비 맞고도 파초잎 젖지 않을 때 가슴에 비 내려도 옷은 젖지 않을 것 같아 이런 저런 것들을 바라보고 그냥 어리둥절해 하다 세상은 불완전하기에 풍요롭다는 말 생각하네 이것이 세상을 읽어내는 방식 나는 내가..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일상에서 일생까지〉 〈일상에서 일생까지〉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가 군락을 이루면서도 남의 가지에 제 가지를 얹지 않듯이 일출에서 느끼는 하루의 장엄함이 일몰의 절경을 만들어내듯이 소리를 잘 들어주는 귀명창이 명창을 만들어내듯이 시를 잘 읽어주는 독자가 명시를 만들어내듯이 흙을 찾아 떠도..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흔들리면서 하루를〉 〈흔들리면서 하루를〉 조금씩 기차는 흔들렸다 조금씩 마음도 흔들렸다 세상은, 삶은 언제나 흔들렸다 바람에 흔들리고 일에 흔들리고 사람에 흔들렸다 흔들리면서 하루를 흔들리지 않으려고 하루를 더 이상 비를 맞지 않으려고 그 순간 그곳을 단단히 붙들기 위해 너와 나는 마주 서 ..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손〉 〈손〉 도자기를 만들 때 손은 연장 중의 연장이다 흙을 만질 때마다 왼손의 온기가 오른손으로 번진다 흙 한 점 물 한 방울 불타는 소리 어릴 때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백절불굴의 의지가 가마에서 불탄다 만 개의 자기가 빛나도 반드시..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그 여름의 끝〉 〈그 여름의 끝〉 뜨겁게 머물다 문득 끝나 있는 여름 너는 나를 화나게 하지 않고 부끄럽게 했다 나는 너를 슬프게 하지 않고 아프게 했다 그 여름으로 나는 한 겨울을 견뎠다 The End of That Summer The summer that stayed hot But suddenly went away: You didn't make me angry, But put me to shame, I didn't make you sad, Bu..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억새풀 설법說法〉 〈억새풀 설법說法〉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풀이 백발의 노승같다 독경하듯 고古, 집集, 멸滅, 도道, 고집멸도 흔들린다 진기한 새 괴이한 돌 이상한 풀이 그의 다른 이름이었을 때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다투지 않는 사람이라고 설법했다 억새풀 설법이었다 The Silver Grass’ Sermon T..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시낭송〉 〈시낭송〉 러시아 시인 예푸트센코는 광장에서 시낭송을 하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흑인시인 랭스턴 휴스*는 지방도시 순례 시낭송으로 흑인들의 영혼 일깨워 주었다 이 세상 어디에 까닭없이 울고 있는 사람 있다면 나는 그를 위해 시낭송을 할 것이다 이 세상 어디에 까닭없..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안녕하신가, 삶이여〉 〈안녕하신가, 삶이여〉 삶 속에는 왜 그런가요? 물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걸 몰랐다 나는 몰랐다 삶 속에는 어떻게? 라고 물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걸 몰랐다 삶은 사람마다 사는 방법이 다르고 삶에는 물음표만 있고 마침표가 없다는 걸 몰랐다 나는 정말 몰랐다 삶은 자신이 써야..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그래도 될까〉 〈그래도 될까〉 공허한 인간의 말보다 폐허 속의 한 포기 풀이 더 아름답다고 말해도 될까 말은 공중에서 흩어져버리지만 풀은 땅 속에 뿌리를 내린다고 말해도 될까 산은 들이 좁을까 저어해서 저 멀리 솟아 있다고 해도 될까 가장 척박한 곳에서 자라난 생명나무가 웃음이라고 말해도..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침 묵〉 〈침 묵〉 꽃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그에게 있는 아름다운 침묵이다 말 안하는 것이 침묵은 아니다 말보다 더 말같은 말 그것이 침묵이다 나무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그에게 있는 푸른 침묵이다 입을 다무는 것이 침묵은 아니다 침묵보다 더 말같은 말 그것이 말의 침묵이다 사람의 매력 ..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어느 시인의 말〉 〈어느 시인의 말〉 미완성이 절정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을 때 내 미완성도 절정일까 의아했다 천불천탑 세우기 내 시 쓰기는 그런 것이다 어느 시인이 말했을 때 탑 하나 세우지 못한 내 시 쓰기가 부끄러웠다 씹다 뱉는 희망보다 상처 받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선물인가 어느 시..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어느 우화〉 〈어느 우화〉 늙은 사자가 여우더러 동굴로 들어가자고 말하는 사이 영리한 여우는 동굴 앞 땅을 자세히 살폈다 들어오라는 사자의 말에 여우가 거절했다 당신 집으로 들어간 동물들 발자국은 많이 보이나 밖으로 나온 건 하나도 없으니 다른 동물들이 나올 때까지 바깥에서 기다리고 ..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얼마나〉 〈얼마나〉 ‘만약이라는 약’이 있다고 누가 놀라운 말을 하고 ‘그래도島라는 섬’이 있다고 또 누가 놀라운 말을 하지만 꿈같은 소리 마라 나에게는 ‘다짐이라는 짐’ 밖에 놀라운 것이 없으니 ‘새봄이란 말’이 있어도 ‘새 가을이란 말’은 없다고 누가 다시 새로운 말을 하고 ..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옛날 같은 여름이〉 〈옛날 같은 여름이〉 여름이면 생각난다 강변 모래톱에 찍힌 이집트 상형문자 같은 새들의 발자국 여름이면 또 생각난다 돛단배 밀던 저녁노을과 종이배 접어 띄우던 강물 위 낮달 여름이면 다시 생각난다 갈대소리 물새소리에 마음이 먼저 옮겨 적은 문장들 아, 옛날이어 너는 자꾸 내..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시네마 천국〉 〈시네마 천국〉 영화 속 우체부 마리오가 네루다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은 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바위 위에 철썩이는 파도소리 평화로이 울러퍼지는 성당의 종소리 절벽에 부는 나지막한 바람소리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심장박동소리’ 네루다가..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간 격〉 〈간 격〉 밀봉과 개봉 사이 고배와 축배 사이에 간격이 있고 질문과 대답 사이 물음표와 마침표 사이에 간격이 있네 가치와 사치 사이 생각과 행동 사이에 간격이 있고 아침과 저녁 사이 꿈과 현실 사이에 간격이 있네 나무와 나무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간격이 있고 이곳과 저곳 사.. 2020. 2. 19.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옛 수첩에서〉 〈옛 수첩에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나와 함께 놀자고 한다 어제는 남은 시간을 깜빡 놓쳤다고 이제는 남 보란 듯 말고 나 보란 듯 살라고 한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나와 함께 놀자고 한다 오늘은 어제를 모르게 놓쳤다고 이제는 내일처럼 살라고 나 보란 듯 살라고 한다 그리고 아.. 2020. 2. 18.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겁 없이 겁도 없이〉 〈겁 없이 겁도 없이〉 ]내가 여름 들판처럼 초록이었을 때 겁 없이 쓰던 말 내가 겨울나무처럼 마른가지였을 때 겁나게 나를 겁 주었다 겁 없이 쓰던 죽고 싶다던 그 말 쓰기에도 이제 겁이 난다 봄 가을 없이 그동안 너무 많은 말을 해버린 탓이다 겁도 없이 겁 없던 말 쓸어담을 주머니.. 2020. 2. 18.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왜 몰랐을까〉 〈왜 몰랐을까〉 마음이 혼자일 때 나는 지금껏 ‘너뿐이야’ 하고 믿어지는 한 사람을 가지는 것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였던 ‘높고 편한 자리’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왔다 왜 그랬을까 왜 몰랐을까 이제야 아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마음이 먼저 마음에 귀 기울였으리.. 2020. 2. 18.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위기의 날들〉 〈위기의 날들〉 버드케이지란 나무는 약간의 그늘만 만나면 뿌리를 내리고 이슬을 받아 살아간다고 한다 노랑부리할미새는 기린의 등에 매달려 진드기를 잡아먹고 살아간다고 한다 휘파람을 불지 않고는 저 언덕을 내려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너는 말한다 이름 모를 풀에 이름을 지어.. 2020. 2. 18. 심상옥 시집 영대역 삶이여 안녕한가? - 시:〈일곱 번째 맹세〉 〈일곱 번째 맹세〉 月요일은 어둔 밤을 비추는 달처럼 살아가겠다 火요일은 불같은 일을 조심하며 살아가겠다 水요일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살아가겠다 木요일은 사람에게 유익한 나무처럼 살아가겠다 金요일은 말을 천금같이 하며 살아가겠다 土요일은 오물도 덮어주는 흙처.. 2020. 2. 18. 이전 1 2 3 다음